숲과 나무
nunu님 반갑습니다 ^^ 화덕에 구운 생선이라, 맛도 건강에도 좋을듯요~ㅎ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긴장감에 빈속 아이스 라떼를 마셨다가,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복통과 설사로 호되게 당한 직후였습니다.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나니, 잔뜩 성이 난 위와 장을 달래줄 따뜻하고 자극 없는 음식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메뉴가 바로 사진 속 먹음직스러운 화덕 고등어구이 한 상입니다.
기름에 튀긴 게 아니라 화덕에서 은은하게 구워낸 듯 기름기는 쫙 빠지고 담백함만 남았습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껍질은 바삭하고 고소했으며, 두툼한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비린내 없이 술술 넘어갔습니다. 함께 나온 따뜻한 미역국 한 술 뜨니 빈 속이 부드럽게 코팅되는 기분이었고, 잡채나 나물 반찬들도 간이 세지 않고 삼삼해서 부담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식후 반응이었습니다. 밀가루 음식이나 찬 음식을 먹었을 때 느껴지던 더부룩함이나 가스가 차는 팽만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뱃속에서 요동치던 꾸르륵 소리도 멈췄고, 따뜻한 쌀밥과 양질의 생선 단백질이 들어가니 속이 아주 차분하게 진정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저처럼 긴장하면 배부터 아픈 일명 ‘개복치 장’을 가진 분들에게 이 식단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소화 잘 되는 생선구이에 따뜻한 국물 조합은 성난 장을 달래주는 최고의 처방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