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말이 와닿네요. 속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죠. 업무도 많고 그 업무처리하느라 몸을 각성상태로 유지하려 커피 마시고 그에 따라 늦게까지 깨어있으니 뭘 먹게되고요.. 반복이네요.
아침부터 몸이 조금 무거웠어요.
전날 늦게까지 문서 작업을 하느라 야식을 먹었던 게 마음에 걸렸지만, 피곤해서 그냥 잠들었었거든요. 출근길에 따뜻한 라떼를 한 잔 사 마시면서 정신을 깨우려고 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어요.
하지만 회사에 도착해 컴퓨터를 켜고 앉자마자 명치 쪽이 묵직하게 답답해졌어요.
트림이 나오려는 듯 말듯 불편했는데, 회의가 곧 시작돼서 자세를 바로잡고 참았어요. 그런데 회의가 진행될수록 안쪽에서 뜨거운 게 역류하는 느낌이 올라왔어요. 굴욕스럽게도 목까지 타들어가는 듯한 화끈거림이 퍼졌고, 말을 하려고 입을 열 때마다 신경이 거기로 쏠렸어요.
점심시간이 됐지만 속이 불편해서 밥 생각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도 뭔가는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죽집에 가서 야채죽을 주문했어요.
한 숟가락씩 천천히 넘기는데도 명치에서부터 목까지 뜨거운 기운이 치밀어 올라서 수저를 자꾸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같이 있던 동료가 괜찮냐고 물어보길래 웃으면서 괜찮다고 했지만 속으론 걱정이 컸어요.
오후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몇 번이나 스트레칭을 했어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속이 더 타올라서, 천천히 호흡하고 물을 조금씩 마시면서 억지로 진정시켰어요. 하지만 회의 하나가 더 남아 있어서, 그 시간 동안은 계속 명치에 손을 얹고 앉아 있었어요.
퇴근길엔 너무 답답해서 바로 병원으로 갔어요.
의사가 증상을 듣더니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야식, 카페인, 과로—all 그날의 원인이었어요. 약을 처방받고 따뜻한 보리차를 사서 마셨는데, 뜨뜻함이 목을 지나 내려가는 느낌이 정말 위로가 됐어요.
집에 와서는 등을 벽에 기대고 상체를 살짝 세운 채로 쉬었어요.
역류성 식도염은 누우면 더 심해져서, 자연스럽게 자세를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온찜질팩을 명치 아래에 올려두니 그제야 뜨겁던 속이 조금씩 가라앉았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고
커피 대신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자극적인 음식도 최대한 피하게 되었어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결국 이렇게 크게 돌아온다는 걸 알게 된 하루였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속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