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잘 지내니?
너를 만난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구나
뭘 먹기만해도 늘 속이 쓰리고 소화도 안되고 조금만 신경써도 토하기를 반복하는 삶이었지 ᆢ아마 내 평생 그 때가 제일 날씬한 시절이었으리라
암이 아닌가 싶어 겁이 나서 병원가기를 망설이다가 용기내어 위내시경을 한 결과 다행히 헬리코박터균과 심각한 역류성 식도염이란 병명이 나왔지
그 때부터 무려 8개월에 걸쳐 위장약을 먹기 시작해서 의사선생님께서 오지 말라하실 때까지 찾아뵈었지ᆢ
약먹는걸 정말 싫어했었는데 안 아프려면 내 발로 찾아가 먹게 되더라ᆢ ㅎㅎ
덕분에 그때부터 살이 찌기 시작해서 지금은 다이어트란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되었지
세상은 참 공평하더라
하나를 잃으면 또 다른 하나를 얻게 되더라
비록 너 때문에 아픔을 얻었지만 지금은 너 덕분에 건강의 소중함을 얻었으니 고마워해야겠지 ᆢ미안하지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는 않아 ᆢ 영원히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