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헤은정
꼭꼭 씹르면서 먹자구요.
이건 친구모임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대학 동기라서 거의 같은 나이인데 어떤 친구가 두통을 달고 살았고 요즘 너무 견딜 수 없는 고통이라 뭔가 큰일이 났나 싶어 병원에 갔다. 이거저거 검사를 받아서 살펴보고 살펴봐도 뾰족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의원을 가서 얼굴을 보고 진맥을 짚아보고 단박에 한의사가 그러더란다. 밥을 씹지 않고 먹어서 그렇다고.
꼭꼭 씹어서 먹으면 나을 거라고 했다네. 그 뒤로 한 입먹고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신기하게 두통이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위가 씹지 않은 음식으로 고통을 당했는데 그게 머리까지 어찌 연결되었는지 머리가 심하게 아팠는데 꼭꼭 씹어 먹고 나서는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는 그 사실이 바로 이해가 되었다.
꼭꼭 씹는 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자기도 모르게 급하게 먹고 씹지 않고 넘기기를 그냥 하기도 한다.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내가 음식을 입에 넣었다. 이제는 그걸 씹어서 잘게 잘게 자르고 찧어서 침이 많이 나와 섞여 위가 부담이 덜 되게 하면 소화가 잘 될테고 순환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라는 것을 인식하며 먹어야겠다.
난 두통으로 고생을 하지는 않지만 꼭꼭 씹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또 깨달아 음식 먹을 때 잘 씹으려고 한다. 그런데 식사 때 딴데 정신이 빨려 씹는 것을 소홀하게 된다. 이 글 쓰면서 다시 다짐한다. 꼭 꼭 씹기. 잊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