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나를 잡았던 그 주말

그날은 오랜만에 쉬는 주말이었어요. 그래서 기분이 좋아 아침부터 브런치를 준비했죠.
베이컨을 굽고 계란을 풀고 치즈까지 듬뿍 넣었는데, 향이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커피까지 내렸어요.
한 입 먹자마자 행복했지만, 한 시간쯤 지나자 배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포만감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점점 배가 꼬이는 느낌이 들면서 복부가 빵빵하게 부풀고 통증이 시작됐어요.
가스가 차고 장이 꿈틀거리기까지 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식은땀이 났어요.
알고 보니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도진 거였어요.

결국 소파에 누워서 배를 감싸 안고 배를 문지르며 호흡을 가다듬었어요.
한참을 그렇게 누워 있었지만 통증이 쉽게 가시지 않았어요.
그래서 따뜻한 물을 끓여 조금씩 마시며 진정을 시도했죠.
조금 나아지는 듯했지만 여전히 불편함은 남아 있었어요.

그날 오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냥 누워만 있었고, 배 위에 온찜질팩을 올려 따뜻한 열이 돌게 했어요.
그제야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어요.
저녁에는 미음으로 겨우 끼니를 넘겼고, 다음 날 아침에도 속은 여전히 불편했어요.

결국 브런치의 기름기와 커피가 문제였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 이후로는 주말마다 기름진 음식은 피했고, 커피 대신 따뜻한 보리차를 마셨어요.
속이 편하니까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졌고, 가끔 배가 신호를 보내면 이제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어요.
‘오늘은 좀 쉬자’라는 몸의 메시지라는 걸요.

장도 나처럼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고, 그날 이후로 주말은 진짜 ‘쉬는 날’이 되었어요.
이제는 내 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웠고, 배가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