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15분

저희 집은 추석을 항상 할머니 집에서 보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바뀌지 않는 저희 집의 전통이랄까요. 추석 전날 할머니 집에 가서 있다가 추석 당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제사를 지냅니다. 그 후 성묘를 갑니다. 저희 집에서 할머니 집은 막히지 않으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리지만, 추석 때처럼 차량이 많은 날에는 4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년 추석 때즈음엔 이번엔 차가 막히지 말아야 할 텐데 얼마나 걸리려나 하고 생각한답니다. 제발 도로가 뻥 뚫려서 도로에 오래 있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죠ㅎㅎ

 

그래서 도로가 막힐 걸 대비해 항상 화장실은 출발 전에 꼭 다녀오고 중간에 휴게소도 들려주는 편입니다. 주변에 화장실이 없는 꽉 막힌 도로의 차 안에서 불상사가 생기면 안 되니까 말이죠. 그 날도 그렇게 가다가 도착을 한 15분 정도 남겨두고 일이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더니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겁니다. 처음엔 배가 약간 아린 정도 였습니다. 이 정도면 할머니 집에 갈 때까지 버틸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근데 왠걸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더라구요. 아 안 되는데 조금만  5분 정도면 되는데, 조금만 더 버티자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날따라 신호등은 왜 이렇게 길고 시간은 느리게 가는지. 도로에 차는 또 왜 이리 많은지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5분 뒤 할머니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짐이고 뭐고 일단 화장실부터 가야겠다라는 생각에 바로 화장실부터 갔습니다ㅋㅋㅋㅋㅋㅋ.

휴 도착 직전에 신호가 와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만약 꽉 막힌 도로 위에서 그랬다면.....상상도 하기 싫네요. 그 후, 차에서 다시 짐을 챙겨서 할머니 집에 들어갔고 추석을 잘 보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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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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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이총총
    50분 같은 5분을 보내셨네요.
    겪어본 사람은 알죠. 얼마나 긴시간인지.
    그래도 화장실까지 잘 데리고 함께 가셨네요.
    ㅋㅋㅋ 어쩌다 함께 못데리고 가게되면
    트라우마로 남게 됩니다.
    장거리는. 고속도로는 일단 타면 
    휴게소마다 가게 된다는. ㅎㅎ
    평소에 장건강 잘 챙겨줘야 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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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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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휴. 진땀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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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ck kim(KRF1QD8
    일년같은 1분이네요
    고통이 엄청 크셨겠네요
    공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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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k
      작성자
      시간이 왜 이리 안 가던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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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모닝닝
    진짜 배아플때 고속도로 위면 아찔하지요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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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k
      작성자
      아찔한 기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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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장보스
    중간에 휴게소 기다리는 마음
    제가 잘알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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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보고
    도착을 앞두고 고생 많이 하셨네요..ㅜ
    무사히 도착해서 해결하셨다니 다행이예요.. 장거리 이동은 늘 불안해서 먹는것도 부담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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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
    몇달전에 꽉 막힌 도로에서 어떤분이 그냥 거기에서 ㅜㅜ 그걸 하셨다는 사진을 본적이 있어요 
    정말 도로에서 그런상황이 생기면 아찔하네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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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음식은 조금씩, 천천히 먹는 게 좋아요. 장이 예민한 상태라 과식하면 금방 다시 아프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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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순간 많은 생각이 났겠어요 그래도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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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HPLqtJYr
    말만들어도 힘들었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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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선이
    공포의 15분 
    마지막 1분은 진짜 죽을거 같죠 와 장면이 그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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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와 15분 동안 등줄기 땀이 엄청 났겠어요
    좋은 날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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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굽는사람
    정말 공포의 15분이 맞는 표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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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갱스터
    헉... 글을 읽는 저까지 긴장되고 고통스러운 기분이에요... 와 진짜 만약 중간부터 신호가 왔다면 저였으면 울었을 거 같아요... 그래두 도착직전에 신호가 온 게 천만 다행이에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