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산성이 강해서인지 빈속에 과일주스도 탈이 잘 나더라고요 혹시 찬 귤주스 때문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평소에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나가는 편이에요. 아직은 밥보다는 잠을 더 자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런데 최근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꾸 깨거나, 깨고 나면 다시 쉽게 잠들지 못하니까 아침에 눈 뜨는게 더 힘들어져서 요며칠 아무것도 못 먹고 나가곤 했어요. 그랬더니 어제, 역시나 공복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버지께서 귤을 갈아서 이건 그냥 후루룩 마시기만 하면 된다면서 자꾸 권하셔서 해주신 성의도 있고 억지로 마시고 나섰어요.
평소처럼 지하철 타고 가고 있는데 아... 배에서 부글부글 하면서 배가 아픕니다. 주기적으로 배가 아팠다가 또 괜찮아졌다가 또 아프다가. 불안해지니까 식은땀도 나고 지하철안에는 아직 에어컨을 켜둬서 한기도 들고요.
아침에 먹은 건 그 귤쥬스 밖에 없는데 귤이 상한건가 싶었어요. 상했어도 갈아마시면 멀쩡한지 상한지 알 수가 없으니까 아버지께 전화로 이거 언제 산 귤인지 여쭤보는데 "귤은 며칠 전에 산거라 까서 믹서기 넣을 때 보니 상한건 없었다, 근데 귤이 그냥 먹기엔 신맛이 좀 강해서 단맛이 나는 두유를 같이 넣었다, 그래서 맛이 좋지?" 뭐랄까 뿌듯해하시면서(?) 하시더라고요. 이런.... (저희 아버지가 특이하게 음식 먹을 때 이상한 조합을 많이 도전해보세요.. 그러고는 항상 권하면서 맛 어떠냐고 물어보시는 편입니다. 항상 뭐 넣었는지 미리 다 말 안하고 먹고 나면 말씀하심. 물론 맛 이상한걸 권하진 않지만 전 싫어요.)
예전엔 두유도 좋아하고 잘 마셨는데 이상하게 나이들면서 두유가 몸에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장이 예민한 편이라 잘 먹는 음식도 몸 컨디션에 따라 먹고 탈 나는 경우도 더러 있구요. 얼마전에도 시리얼에 두유 같이 먹었다가 바로 화장실행이라 고생했었는데 역시나 지하철 내리자마자 화장실부터 달려갔네요.
화장실 갈 때랑 나갈 때 마음 다르다고, 전화로 두유 넣었다 하시길래 짜증부터 냈는데 화장실 갔다와서 속 편안해지니 아버지께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다음부턴 이상한 조합의 음식은 안 권하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