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 증후군: 내 몸에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기분

제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겪은 지 벌써 5년이 훌쩍 넘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장이 예민한 줄로만 알았는데, 스트레스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때마다 배가 부풀어 오르고 신호가 예고 없이 오는 통에 일상이 완전히 망가졌죠. 이건 단순히 배가 아픈 수준이 아니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몸에 지니고 사는 기분이에요.

가장 당황스러웠던 경험은 중요한 회사 회의 시간이었어요. 아침에 분명 속이 괜찮아서 커피 한 잔을 마셨는데, 회의 시작 10분 만에 배에서 천둥 치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 거예요. 뱃속이 얼음 녹는 소리처럼 '꾸르륵 꾸르륵' 요란해서, 온 신경이 배에만 집중되었어요. 차마 회의 도중에 손을 들고 나갈 수도 없고, 땀을 뻘뻘 흘리며 어떻게든 버텼답니다. 그날 회의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요. 혹시라도 소리가 옆 사람에게 들렸을까 봐 몇 날 며칠을 이불킥했어요.

일상에서도 늘 화장실 위치 파악이 최우선이에요. 새로운 식당에 가면 메뉴보다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지하철을 타면 다음 역에 내릴 준비를 항상 하고 있죠. 특히 대중교통에서 신호가 올 때의 그 공포감은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거예요. 배를 움켜쥐고 식은땀을 흘리며 '제발 다음 역까지만...' 하고 기도하는 게 일상이랍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무조건 아침 일찍 일어나 공복에 유산균을 챙겨 먹고, 자극적인 음식은 거의 피하고 있어요. 완치는 없지만, 꾸준히 제 몸과 장을 관찰하며 평화롭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는 모든 분들, 우리 모두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