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민 - 과민성 대장증후군...

며칠 전 회사를 나서던 아침이었어요. 평소와 다름없이 커피 한 잔을 들고 출근길에 올랐는데, 갑자기 배가 꾸르륵거리기 시작했어요. ‘설마 오늘도?’ 하는 생각이 들자 식은땀이 나더라고요. 사실 저는 몇 달 전부터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고생하고 있었어요.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갑자기 아프고, 화장실을 꼭 찾아야 했죠.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배가 점점 꼬이기 시작하더니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어요. 가까운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하면서 ‘제발 버스 오기 전에 한 번만 참자…’라는 생각뿐이었어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화장실로 뛰어갔는데, 누가 이미 안에 있는 거예요. 그 몇 분이 정말 몇 시간처럼 느껴졌어요. 결국 겨우 자리를 비켜주고 들어가긴 했지만, 마음속은 이미 초조함과 부끄러움으로 가득했죠.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동료가 “괜찮아요?” 하고 물었는데, 괜히 괜찮은 척 웃으며 넘겼어요. 하지만 속으로는 ‘이게 또 반복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뿐이었어요.

점심시간에도 늘 불안했어요. 뭘 먹을 때마다 혹시 배가 아프면 어쩌나, 회의 중에 갑자기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죠. 그래서 커피도 끊고, 매운 음식이나 유제품도 피하기 시작했어요. 조금 나아지나 싶었는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또다시 배가 뒤틀리듯 아프더라고요. 정말 악순환이었어요.

결국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솔직히 털어놨어요. 의사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신체적 문제보다 정신적인 요인이 큰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조금은 마음이 놓였어요. 이후로는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노력했어요. 퇴근 후에는 산책도 하고, 명상도 조금씩 해봤죠. 완전히 나은 건 아니지만, 예전처럼 매일 불안에 떨지는 않아요.

지금도 가끔 배가 아프면 ‘또 시작이구나’ 싶은 순간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제 몸의 신호를 조금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단순히 배가 아픈 게 아니라, 일상에 큰 영향을 주는 문제예요. 하지만 스스로 생활습관을 조금씩 조절하고 마음을 다스리다 보면 분명 나아질 수 있다는 걸 몸소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