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총총
설레어야할 날에 식은땀 흘리는 대박사건이었겠어요. 어떻게 인연으로 남을 사건으로 이어지셨나요? 그럼 웃고 넘길수도 있는 추억이 될수도 있을텐데. ^^ 옷속에 묻히다시피하는 추리닝과 청바지만 입는 저로서는 예쁜 원피스를 상상하긴 힘들지만 마술하는 날은 알죠 알죠. 별거 안먹어도 힘든 날에 긴장. 조이는 예쁜 옷. 진짜 난감했겠다 싶어요.
한껏 꾸미고 나간 소개팅 날, 하필 생리 주기와 겹치며 최악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처럼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성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거예요.
기대하던 소개팅,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매콤한 로제 떡볶이와 크림이 듬뿍 든 파스타를 먹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에 평소 가스가 잘 차서 조심하던 음식이라는 사실도 완전히 잊고 있었죠. 심지어 그날은 몸에 딱 붙는 예쁜 원피스까지 입고 있었습니다.
식사 후 카페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신호가 왔습니다.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며 원피스가 꽉 끼기 시작했고, 생리통과는 다른, 배를 쥐어짜는 듯한 복통이 느껴졌습니다. 뱃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날까 봐 상대방의 말에 집중할 수 없었고, 식은땀까지 흘렀습니다.
결국 핑계를 대고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칸 안에 웅크려 앉아 아랫배를 부드럽게 마사지하고 심호흡을 반복하며 급한 위기를 넘겼습니다. 다행히 가방에 있던 핫팩을 배에 대주니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따뜻한 페퍼민트 차를 마시며 속을 달랬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중요한 약속이 생리 주기와 겹칠 땐, 메뉴 선정에 더 신중을 기하고 몸을 조이는 옷은 절대 입지 않습니다. 가방에 비상약과 핫팩을 챙기는 것도 필수가 되었죠. 예쁜 옷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편안한 속이라는 걸 깨달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