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나무
저도 여행 갈 땐 무조건 미리 공공화장실 위치부터 검색해요... 그래도 같이 여행가는 친구들 눈치는 보이더라구요ㅠㅜ 공감됩니다
낯선 동네에서 겪은 과민성대장증후군 에피소드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그날은 일이 있어 처음 가보는 지역으로 출장을 간 날이었고 지도만 믿고 걷던 중이었어요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을 간단히 먹고 나왔는데 도착한 뒤부터 갑자기 배에 묘한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어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늘 조심했지만 낯선 환경과 긴장감이 겹쳐서인지 상황은 금세 심각해졌죠
문제는 그 동네가 주택가 위주로 되어 있어서 당장 화장실이 보이지 않았다는 거였어요 도로를 따라 걷고 또 걷는데 편의점도 없고 카페도 보이지 않아 점점 식은땀이 났고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빨라졌어요 배는 계속해서 꼬이는 듯한 통증을 줬고 그 순간은 누가 말을 걸어도 들리지 않을 만큼 오직 화장실 생각뿐이었어요
결국 근처 주차장에서 일하던 직원분께 사정 설명을 하고 근처 건물 화장실을 겨우 안내받았는데 그 몇 분이 마치 몇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좁은 길을 종종걸음으로 걸으며 ‘다신 빈속에 카페인 마시지 말자’는 다짐만 백 번쯤 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처음 가는 장소엔 미리 공공화장실 위치를 검색해 두고 위장에 부담 줄 음식은 피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단순한 배탈이 아니라 예상 못한 순간에 일상에 큰 영향을 주는 질환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 날이었어요 지금은 식습관과 스트레스 조절에 좀 더 신경 쓰며 관리하고 있지만 낯선 길에서의 그 날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