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자
잘 대처하셔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1. 증상
배가 남산만 해졌어요. 숨 쉴 때마다 복부가 묵직한 게 꼭 창고에 꽉 찬 재고 박스들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입니다. '조금만 더 먹을걸'이 아니라 '한 입만 덜 먹을걸' 하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오고, 앉아 있기도 힘들어서 자꾸 허리를 꼿꼿이 펴게 되네요. 가만히 있으면 잠이 솔솔 오는데, 누우면 바로 역류할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태입니다.
2. 직전 먹은 음식
방금 만든 따끈한 계란국에 갓 지은 쌀밥, 그리고 참을 수 없었던 고기반찬까지 야무지게 해치웠습니다. 국물이 너무 부드럽고 시원해서 술술 넘어가다 보니 평소보다 페이스 조절에 완전히 실패해 버렸네요. 역시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3. 상황/장소
하루 종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재고 맞추느라 에너지를 다 썼더니, 퇴근 후 보상 심리가 제대로 폭발했습니다. 안락한 집 식탁 앞에 앉아 무장 해제된 상태로 정신없이 흡입하다 보니 어느새 빈 그릇만 덩그러니 남았더라고요. 몸은 정직하게 에너지를 원했는데 제 식욕이 그 선을 살짝 넘었나 봅니다.
4. 나의 대처
이대로 누우면 소화 불량 확정이라, 소화도 시킬 겸 운동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이제 곧장 화정천으로 나가려 합니다. 최근 10km 기록이 좋았던 기세를 몰아, 오늘은 기록 경신보다는 '소화 목적'의 가벼운 조깅을 해볼 생각이에요. 시원한 밤공기 마시며 화정천 물줄기를 따라 걷다 뛰다 반복하다 보면, 이 묵직한 포만감도 기분 좋은 에너지로 바뀌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