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 더위가 심했습니다. 낮 기온이 35도를 훌쩍 넘는 날이 연속되다 보니, 저는 자연스럽게 시원한 음료나 얼음에 손이 갔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려고 얼음을 넣은 물이나 아이스커피를 마셨는데, 점점 얼음을 씹어 먹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시원함이 주는 순간의 쾌감이 너무 좋았거든요. 하루에 한두 번씩 먹던 얼음이 점점 횟수가 늘어나고, 결국 하루 종일 얼음을 씹으며 생활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평소처럼 얼음을 몇 조각 씹어 먹었는데 갑자기 속이 이상하게 답답해졌습니다. 처음엔 ‘그냥 속이 좀 차가운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묵직해지고, 명치 부분이 꽉 조이는 듯한 불편감이 생겼습니다. 점심 무렵이 되자 속이 쓰린 느낌과 함께 가벼운 복통이 동반됐습니다. 업무 중에도 집중이 잘 안 되고, 계속 배를 감싸고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때는 증상이 더 심해졌습니다. 속이 얼얼하고 구역질까지 올라오면서 평소 먹던 저녁 메뉴를 절반도 못 먹었습니다. 결국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차가운 음식이나 얼음을 과다 섭취하면 위 점막이 자극을 받아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위염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는 글이 많았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더위와 냉음료·얼음 섭취가 겹쳐 위에 부담이 가는 경우가 흔하다고 하더군요.
그날 밤은 정말 편히 잘 수 없었습니다. 속쓰림 때문에 몇 번이나 잠에서 깼고, 결국 따뜻한 물을 마시고 복부를 손으로 지그시 눌러가며 진정시켜야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얼음과 차가운 음료를 완전히 끊고 죽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음식을 먹었습니다. 이틀 정도 지나니 증상이 조금씩 완화되었지만, 그 이후로 얼음은 거의 손도 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아무리 더워도 과한 냉음식 섭취는 절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순간의 시원함이 결국 며칠간의 고생으로 이어졌으니까요. 이제는 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얼음을 씹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대신 과일이나 차가운 수박을 조금 먹는 방법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임을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더위에 지친 분들께 꼭 전하고 싶습니다. 여름철 더위 해소를 위해 얼음과 냉음료를 찾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적당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건강한 여름을 위해 위를 차갑게 혹사시키지 말고, 몸이 편안해할 수 있는 온도로 다독여 주세요. 결국 건강은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