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생굴 섣불리 먹었다가 장염 걸려서 며칠 고생했어요…

1. 증상
그날은 무더운 여름날이었어요. 회사 근처 횟집에서 점심 메뉴로 ‘굴회 정식’이 있길래, 너무 땡기는 마음에 아무 생각 없이 시켰죠. 평소 해산물을 워낙 좋아해서 생굴도 자주 먹었고, 별 탈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식사를 마친 지 몇 시간도 안 돼서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단순한 체한 증상인 줄 알고 소화제를 먹고 그냥 넘겼는데, 그게 시작이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복통이 점점 심해졌고, 갑자기 식은땀이 나면서 온몸이 무기력해졌어요. 그리고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설사가 시작됐습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거의 30분 간격으로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게 되더라고요. 속은 계속 꾸르륵거리면서 배 전체가 아프고, 마치 누가 안에서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결국 그날은 조퇴하고 집에 왔고, 밤새 복통과 설사에 시달리며 거의 잠을 못 잤습니다.

 

2. 직접 먹은 음식
생굴은 겨울철이 제철이라 알고 있었지만, 여름철에도 냉장 보관하면 괜찮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여름철엔 생굴에 노로바이러스나 비브리오균 같은 식중독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란 걸 그때 처음 실감했어요. 같이 간 직장 동료는 익힌 음식을 먹어서 멀쩡했고, 저만 굴회를 먹었거든요. 즉, 원인은 100% 생굴이었던 셈이에요. 정말 맛있게 먹은 그 한 접시가 고통의 시작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3. 상황/장소
회사 점심시간에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더 곤란했어요. 업무 중에 화장실을 수차례 오가면서 동료들에게 민망하기도 했고, 복부가 아파서 집중도 되지 않았어요. 게다가 설사만 오는 게 아니라 복통, 오한, 메스꺼움까지 동시에 겹쳐지니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상사께 양해를 구하고 조퇴했는데, 퇴근길에 버스 안에서도 복통 때문에 땀이 줄줄 났고, 겨우겨우 집에 도착했어요.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아무 예고 없이 증상이 확 밀려왔다는 점이었어요.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점심 한 끼로 하루가 무너져버린 기분이었죠.

 

4. 나의 대처
집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건 따뜻한 물을 마시며 수분을 보충하는 거였어요. 설사가 반복되다 보니 탈수 증상이 느껴졌고, 머리도 어지러워지기 시작했어요. 병원에 가서 장염 진단을 받고 지사제와 진통제, 수액 처방을 받았고, 이후엔 이틀 정도 죽과 미음으로 식사를 했어요. 그 사이에도 계속 장이 아프고 묵직해서 며칠 동안 회사도 쉬고 침대에 누워만 있었죠. 이후로는 여름철엔 절대 생굴은 입에 대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생굴뿐 아니라 회나 육회 같은 생식류 전부 조심하게 됐고요. 한 번의 실수로 몸이 이렇게 망가질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장염은 참아도 낫는 병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더 민감해지기로 마음먹었어요. 여러분도 여름철 생굴, 절대 방심하지 마세요. 그 한 입의 유혹이 몇 날 며칠을 무너뜨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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