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속에 커피가 안 좋네요 스트레스도~ 위염 관리 잘하시기 바래요
그날은 한겨울이라 아침부터 손끝이 시렸어요. 그래서 출근길 편의점에서 따뜻한 카페라떼를 샀어요.
빈속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위로가 될 줄 알았지만, 첫 모금부터 속이 찌릿했어요.
순간 위가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때부터 답답함이 점점 올라왔어요.
속이 차갑게 굳고 명치가 꽉 막힌 느낌이었는데, 알고 보니 위염이 또 도진 거였어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속이 아파서 의자에 기대 앉았고, 회의 중에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얼굴만 굳었어요.
점심시간이 되어도 입맛이 없었기 때문에 따뜻한 물을 조금씩 마셨지만 속은 여전히 타들어갔어요.
결국 동료와 함께 죽집에 가서 흰죽을 주문했는데, 숟가락질조차 힘들었어요.
속이 타고 쓰려서 한 입 한 입 삼키기도 버거웠지만, 그래도 조금씩 먹을 수밖에 없었어요.
같이 간 동료가 괜찮냐고 물어봤지만, 괜찮다고 웃어넘겼어요. 사실 눈물이 날 뻔했거든요.
오후에는 병원에 들러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는 위벽이 약해졌다고 하면서 스트레스와 카페인이 문제라고 하셨어요.
약을 받고 따뜻한 물을 한 병 사서 마셨는데, 조금 진정이 되기는 했지만 완전히 편하지는 않았어요.
퇴근길에는 커피 냄새만 맡아도 속이 아팠기 때문에 그날부터 카페는 멀리하게 되었고, 대신 보리차와 생강차로 버텼어요.
식사도 항상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먹으려고 노력했어요.
일주일쯤 지나자 위가 조금 나아졌지만,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었어요.
조금만 매운 음식을 먹어도 다시 쓰리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음식 전에 항상 생각을 해요.
“이게 내 위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 묻고 나서야 먹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맛으로 하루를 결정했다면, 지금은 위의 상태가 하루를 결정해요.
위가 편한 날에는 세상도 한결 부드럽게 느껴지고, 그날 이후로 ‘따뜻한 속’이 제일 큰 행복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