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야 위가 말썽이면 큰 걱정이네요
그날 아침부터 속이 심상치 않았어요.
명치가 묵직하고 안에서 뭐가 올라오는 느낌이었어요.
전날 늦게 야식으로 먹은 떡볶이랑 튀김이 문제였던 것 같아요.
먹을 땐 스트레스 풀린다고 신나게 먹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위가 꽉 막힌 듯 답답했어요.
출근길 내내 입안이 쓴맛이 돌았어요.
버스 안에서 속이 뒤틀릴까 봐 창가에 기대 앉아 숨을 고르며 갔어요.
회사에 도착해서 커피 한 잔을 마셨더니 그게 또 불을 붙였어요.
명치가 더 뜨겁게 타오르는 느낌이 들었고
트림이 자꾸 올라오는데 참느라 진땀이 났어요.
회의 시간엔 집중이 안 됐어요.
누가 뭐라 하는지도 잘 안 들렸어요.
속에서 뭉친 기운이 목까지 차오르니까
그냥 빨리 점심시간만 기다리게 됐어요.
점심은 죽집에서 소고기야채죽을 시켰어요.
뜨거운 죽을 한입 삼키자 잠깐은 편했는데
이내 다시 더부룩함이 몰려왔어요.
오후엔 결국 위산 억제제를 하나 먹었어요.
약을 삼키면서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싶었어요.
저녁엔 밥 대신 미음을 끓여 먹었어요.
배를 따뜻하게 덮고 천천히 눕자
그제야 위가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어요.
그날 밤은 괜히 여러 생각이 났어요.
몸이 이렇게 반응하는데 왜 그동안 신호를 무시했을까 싶었어요.
야식 한 번에 하루 컨디션이 이렇게 무너지는 걸 보니
진짜 위는 거짓말을 안 하더라고요.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자극적인 걸 찾았던 게 문제였어요.
며칠 동안은 커피도 끊고 소화 잘 되는 음식만 먹었어요.
속이 편해지니 기분도 훨씬 나아졌어요.
그때부터는 ‘먹을 때만 즐겁고 나중에 후회하는 음식’은 멀리했어요.
차라리 심심해도 속이 편한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 경험 덕분에 요즘은 위가 보챌 때 바로 알아차려요.
가슴이 뜨겁고 속이 더부룩하면 바로 쉬어줘요.
그날 이후로는 위를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됐어요.
지금도 가끔 그날의 답답했던 아침을 떠올리며 다짐해요.
다시는 배가 이렇게 고생하지 않게 하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