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하고나면 후회만 남아요.
1. 증상
요즘 들어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식사량이 부쩍 늘었어요.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점심은 대충 때우다 보니 저녁이 되면 폭식처럼 몰아먹는 일이 많아졌죠. 특히 야식까지 겹치면서 하루에 두세 끼 분량을 한 번에 먹는 날도 있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평소보다도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었더니 먹고 난 직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쓰린 느낌이 밀려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단순히 과식해서 그런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자고 일어나도 속 쓰림이 가시질 않더라고요. 명치 끝부분이 얼얼하게 아프고, 공복에도 속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가슴에서 위까지 뻐근하게 올라오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면서, 순간 '혹시 위염일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속이 쓰리고 더부룩해서 음식을 먹기가 두렵고, 뭔가 계속 안에서 타들어 가는 듯한 묘한 불편감이 하루 종일 따라다녔어요.
2. 먹은 음식
문제의 그날 먹은 음식은 바로 삼겹살+냉면+볶음밥 조합이었어요. 평소에도 무리한 양이었지만, 회식 자리였고 술도 함께하다 보니 스스로 제어가 안 됐던 것 같아요. 특히 식사가 끝난 뒤에도 배는 이미 부른 상태였지만, “디저트는 따로 배가 있다”는 핑계로 아이스크림까지 먹었어요. 이 정도면 위장이 비명을 지를 만도 했죠. 하루 이틀만 그런 게 아니라 비슷한 패턴의 폭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됐으니 몸이 반응을 보인 것도 당연한 결과였던 것 같아요.
3. 상황/장소
속 쓰림 증상이 가장 심했던 날은 집에 돌아온 저녁이었어요. 평소 같으면 눕자마자 곯아떨어질 시간인데, 그날은 가슴이 답답해서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어요. 누우면 오히려 속이 더 타는 것 같고, 자꾸 트림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죠. 한밤중에 꾹꾹 명치를 눌러보기도 하고, 따뜻한 물을 마셔도 속이 진정되지 않아서 결국 밤새 뒤척였어요. 다음날 아침엔 공복인데도 속이 쓰리고, 식욕도 전혀 없더라고요. 회사를 가긴 갔지만 속은 하루 종일 울렁거리고, 집중도 잘 안 됐어요. 점심도 거의 죽으로 때웠고, 뭔가 입에 넣기가 두려운 하루였어요.
4. 나의 대처
이후 며칠 동안은 최대한 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식단을 조절했어요. 아침엔 미음이나 바나나, 점심엔 죽, 저녁엔 연한 채소죽으로 식사를 구성했어요. 커피와 자극적인 음식, 밀가루와 기름진 음식은 모두 끊었고, 따뜻한 보리차를 자주 마시며 위를 달래줬어요. 속이 조금 나아지기 시작하자 규칙적인 식사시간과 소식 위주로 바꿨고요.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음식을 찾는 습관이 문제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폭식 대신 따뜻한 차 마시기, 산책하기, 명상 등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렇게 며칠을 조심하니 점차 속 쓰림도 줄고, 위가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 경험을 통해 위장이 얼마나 예민한 기관인지, 그리고 식습관 하나가 몸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절실히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