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증상
그날은 오전 업무가 유난히 바빴어요. 회의가 길어지면서 점심시간도 지체됐고, 겨우 20분 남짓 남은 시간에 급하게 밥을 먹게 됐어요. 그때 먹은 음식은 짬뽕이었는데, 워낙 매운 걸 좋아해서 평소보다 빨리, 많이 먹었던 게 화근이었죠. 식사를 마치고 나서 1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명치 끝부분이 뻐근하게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배 전체가 무거운 돌덩이처럼 답답하고 더부룩한 느낌도 함께 들었고요. 그냥 소화가 안 된 건가 싶어 일하다 참아봤는데, 시간이 갈수록 아픔이 심해지고 식은땀까지 나기 시작했어요. 숨 쉬기도 불편할 정도로 배에 압박이 오고, 자세를 바꾸기도 힘들어졌죠. 평소보다 식사를 빠르게 한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급하게 먹은 음식이 위에 그대로 체한 채 머물러 있는 느낌이었어요. 말 그대로 "급체"한 상태였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뭔가 토할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위장이 꽉 막혀 있는 듯했어요.
2. 직접 먹은 음식
점심으로 먹은 음식은 매운 짬뽕이었어요. 면은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그냥 삼켰고, 국물도 급하게 들이켰죠. 게다가 그날 아침도 거르고 배가 너무 고픈 상태여서,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어버렸어요. 평소엔 체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그날은 너무 성급하게 먹은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뜨겁고 자극적인 국물까지 한꺼번에 들어가면서 위장이 감당을 못 했던 거죠.
3. 상황/장소
가장 곤란했던 건 그 상태로 사무실에 앉아 있었던 거예요. 회의가 바로 이어졌는데, 배는 아프고 머리는 멍하고 식은땀까지 줄줄 흘러서 무슨 말을 듣는지도 몰랐어요. 중간에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애매했고, 회의 중에 "배가 아파서 나가보겠습니다" 하기도 쉽지 않더라고요. 자리에 앉은 채 똑바로 있기도 힘들어서, 살짝 앞으로 몸을 숙이고 복부를 감싸고 있었어요. 누가 보기엔 그냥 피곤한 줄 알았겠지만, 속으론 고통과 싸우고 있었죠. 결국 회의 끝나자마자 화장실을 찾았고, 나중에는 탕비실 구석에서 따뜻한 물이라도 마시려고 했어요.
4. 나의 대처
처음엔 억지로 트림이라도 해보려고 위를 두드려봤는데 효과가 없었어요. 화장실에 가서 배를 살살 문질러봤고, 따뜻한 물을 한 컵 마신 뒤 의자에 앉아 배를 감싸 안고 가만히 있었어요. 다행히 1시간쯤 지나니까 통증이 조금 가라앉더라고요. 이후엔 따뜻한 생강차 한 잔 마시고, 그날 저녁은 죽으로 간단히 해결했어요. 확실히 배를 따뜻하게 하고, 소화에 부담 없는 음식으로 위를 쉬게 하니까 훨씬 편해졌어요. 그날 이후로는 아무리 바빠도 식사는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특히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은 공복 상태에서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어요. "식사는 급하게 먹는 게 아니라 천천히 위와 대화하는 시간이다" 라는 말이 실감났던 하루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