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역무원이고 고객 대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고객들을 만나고, 일부 사람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이 일을 10년 가까이 하다 보니 많이 무뎌지긴 했어요.
그래도 가끔 생각나는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 있습니다. 한차례 과민보스에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2018년 가을.. 고객 응대를 하던 중 술 취한 고객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고성, 욕설을 해도 제가 규정을 들며 들어주지 않자, 그 고객이 제 뺨을 때렸어요. 불행 중 다행인건 CCTV가 있는 곳에서 사건이 벌어져서서 경찰 신고도 잘 됐고, 추후에 합의도 잘했어요.
문제는 그날 새벽 속이 뒤집어졌어요. 전에도 위염 증상이 있어 위 내시경까지 받은 적 있었는데 저 날은 속이 너무 쓰리고 금방 쓰러질 것 같더라구요. 위가 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죠. 하필 야간 근무날이라 바로 병원을 갈 수도 없었어요. 휴게 시간인 새벽 1시부터 4시까지 위가 쪼그라드는 것 같아 발만 동동거렸습니다.
영업준비를 끝내고 퇴근 시간이 될 때까지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 바로 병원에 갔습니다. 안 그래도 안 좋은 위에 스트레스까지 받으니 위염이 도졌다고 그러더라구요. 위염으로 가끔 고생하는데 저 날만큼 아팠던 적은 드물었던 것 같아요. 몇날 며칠 밥은 못 먹고 건더기 없는 흰죽만 겨우 먹었어요. 그나마 처방전에 있던 위염 물약이 맛있어서 살만 했네요. 살이 자연스럽게 빠진다는.....
이후로도 진상들이 도 넘은 고객들 볼 때는 왕왕 위가 아픕니다... 속이 쓰리고 신물이 넘어올 때도 있구요.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 이 증상이 완화될텐데 직업이 직업인지라 참 현타가 올 때가 많습니다. 다들 이런 경우 없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