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이 바빠지면서 식사 시간이 들쭉날쭉해졌고, 어느 날부터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늦게 먹는 날이 반복됐어요. 간단히 컵라면이나 김밥 같은 자극적인 음식으로 때우는 경우도 많았죠. 그러던 어느 날 점심 직후, 갑자기 명치 쪽에서 심하게 꼬집는 듯한 통증이 시작됐어요. 일반적인 소화불량 느낌이 아니라, 마치 위가 꼬이고 비틀리는 듯한 날카롭고 묵직한 통증이었어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불편했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기도 했지만 금세 다시 아팠죠.
당시 먹은 음식은 맵고 기름진 제육볶음이었어요. 공복 상태에서 갑자기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은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그날 오후 내내 속이 부글거리고 쓰라렸고, 저녁도 제대로 먹지 못했어요. 물을 조금씩 마시며 몸을 가누다가 결국 약국에 들러 위장약을 구입했어요. 약사는 공복 상태에서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위벽이 손상돼 위염 증상이 올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 경우처럼 “비틀리는 느낌”은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급성 통증일 수 있다고 설명해줬어요.
약을 먹고 하루 이틀 지나니 통증은 조금씩 줄었지만, 그 이후로는 위장이 예민해져서 평소 먹던 음식도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한동안 죽이나 미음, 바나나 같은 부드럽고 자극 없는 음식 위주로 먹으며 회복을 시도했고, 식사도 하루 세 번, 일정한 시간에 먹으려 노력했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아프기 전까진 위장이 아무리 참아줘도 결국 한계가 온다’는 걸 절실히 느꼈죠.
지금은 무조건 아침을 거르지 않고, 점심도 정해진 시간에 챙기려 노력해요. 아무리 바빠도 따뜻한 국이나 죽, 밥 위주의 식사를 선택하고 커피나 탄산음료도 줄였어요. 이 경험이 힘들었지만, 몸의 신호를 무시하면 더 큰 고통으로 돌아온다는 걸 몸소 알게 해준 계기였어요. 위가 ‘비틀리는 느낌’이라는 건 정말 과장이 아니라 현실이고, 막상 겪고 나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