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안좋을땐 무조건 흰죽이 좋지요...
전날 업무 때문에 급하게 끼니를 때우다 보니, 자극적인 음식들을 연달아 먹게 되었고 그 결과 다음 날 아침엔 속이 완전히 뒤집어진 느낌이었습니다. 가스가 차는 듯한 묵직함과 답답한 더부룩함 때문에 평소 먹던 음식은 도저히 생각도 나지 않아서, 최대한 위장을 쉬게 해줄 수 있는 흰죽을 직접 끓여 먹었습니다.
물을 넉넉히 넣어 약불에서 오래 끓였더니, 쌀알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고소한 향이 났습니다. 간을 거의 하지 않아 맛은 아주 순한 편이었지만, 오히려 그 담백함 덕분에 한 숟가락 먹을 때마다 속이 포근하게 감싸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따뜻한 온기가 식도와 위 전체를 천천히 지나가는 감각이 확실해서, 긴장되어 있던 장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 들었고 불편했던 더부룩함도 금세 가라앉았습니다.
식사 후 1~2시간이 지나자 속쓰림이나 거북함도 거의 사라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확실했습니다. 소화가 약한 날엔 괜히 기름진 음식이나 빵류를 먹으면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는데, 죽은 ‘부담 제로’ 식단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 식단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히 위장이 편해서가 아닙니다. 급하게 살던 하루 속에서 잠시 멈춰서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고, 천천히 회복할 시간을 준다는 느낌이 있어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됩니다. 다만 포만감은 약하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거나 에너지가 필요한 날이라면 다른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합니다.
그래도 속이 예민한 날, 장이 예고 없이 신호를 보내는 날, 스트레스 때문에 위가 민감해진 날이라면 이보다 좋은 메뉴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